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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글] 연어(안도현)
글쓴이 : 스테파노 날짜 : 10-02-08 14:14 조회 : 425 추천 : 0


나는 연어에 대해 많은 것을 알아냈지만, 단 한 줄의 글도 쓸 수가 없었다. 상상력을 불러
일으키지 않는 지식이란 참으로 허망한 것이다. 그러다가 나는 우연하게 한 장의 사진을 보
게 되었다. 그것은 거대한 보잉 747 여객기가 물 속에 잠겨 있는, 좀 슬픈 사진이다.

  사진 속에는 구름을 헤치며 하늘을 날아야 할 여객기가 눈부신 은빛 동체를 물 속에 담근
채 숨을 죽이고 있었다. 갑작스런 사고 때문에 여객기는 바다에 불시착했을 것이고,  그리고
물 속으로 가라앉은 게 틀림없었다.  물 속의 여객기는 그 슬프고도  장엄한 육체로 나에게
무슨 말을 건네오는 것 같았다. 나는 뭔가 대답을 해주어야 할 것 같아서 좀더 자세하게 사
진을 들여다보지 않을 수 없었다.

  아아, 그런데 그것은 추락한 비행기가 아니라 강물을 힘차게  거슬러 오르는 연어의 무리
였다. 연어떼. 수백 마리의 연어가 하나의 편대를 이루어, 알을 낳기 위해 상류로, 상류로 진
군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카메라로 그 사진을 찍은 사람이 이 세상에서 제일 부러웠다. 그는 살아 퍼덕거리는
연어를 직접 눈으로 보았을 것이다. 아마 그는 잠수복을 입고  물 속으로 들어가 연어를 옆
에서 촬영해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나라도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물 속에 사는 연어는 땅 위에 사는 인간들을 두려워한다. 인간은 물고기를 옆에서
보려고 하지 않고 위에서 내려다보니까! 연어를 위에서 내려다본다는 것, 그것은 연어를 위
해서 불행한 일이다. 연어를 위에서  내려다보는 사람들의 눈은 틀림없이  물수리나 불곰의
눈을 닮아 있을 것이다. 그들은 연어에 관심을 가지기보다 연어 알을 떠올리며 입맛을 쩝쩝
다실 것이 뻔하다.

  그러니까 연어를 완전히 이해하고 사랑하는 방법은, 연어를 옆에서 볼 줄 아는 눈을 갖는
것이다. 거기에다가 약간의 상상력이 필요하다. 알기 쉽게 말한다면, 마음의 눈을 갖는 것이
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싶어하는 눈, 그리하여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줄 아는 눈. 상상력
은 우리를 이 세상 끝까지 가보게 만드는 힘인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첫 입맞춤이 뜨
겁고 달콤한 것은, 그 이전의, 두  사람의 입술과 입술이 맞닿기 직전까지의 상상력  때문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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